블로터(BLOTER), 2013. 12. 01 | [기사원문링크: http://www.bloter.net/archives/171680 ]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 구글이 함께 진행한 ‘글로벌 K-스타트업’의 대단원인 시상식이 11월 28일 삼성동 JBK컨벤션홀에서 열렸다.

대부분의 상은 지난 런던과 실리콘밸리를 다녀온 해외 진출팀이 많이 받았다. 5개 해외 진출팀은 해외 심사단이 글로벌 시장의 진출 가능성을 기준으로 평가한 상위 5개 팀이었기 때문에 최종 심사에서도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얻을 수밖에 없긴 하다. 물론 행사 자체가 해외 진출할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글로벌 K-스타트업’인 것도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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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은 모바일 사전인 ‘비스킷’을 만든 크로키가 수상했다. 크로키는 1억원의 창업지원금을 받는다. 비스킷은 iOS의 웹브라우저에서 모르는 단어를 ‘복사’하면 알림창으로 단어의 뜻을 알려주고 이 단어들을 자동으로 저장해 단어장까지 만들어주는 앱으로, 글로벌 K-스타트업 뿐 아니라 에버노트 개발자 경진대회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최우수상에는 ‘레진코믹스’의 레진엔터테인먼트와 ‘플랜티’의 엔씽이 선정됐다. 레진코믹스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웹툰 서비스다. 무료가 대세인 웹툰 시장에서 ‘콘텐츠 제작자에게 적절한 수익을 만들어 주자’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출발한 팀이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매출이 뚜렷하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14억원의 매출을 내다볼 정도다.

엔씽은 아직 사업체 형태를 갖고 있는 건 아니다. 학교 내에서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 사물인터넷에 관련된 스타트업을 해보자고 시작했다. 플랜티는 원격으로 물과 일조량을 조정할 수 있는 화분으로, 글로벌 K-스타트업을 신청할 때는 거의 아이디어만 있었지만 몇 달만에 완제품을 내놓았다. 앱과 서비스 일색인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하드웨어 제품’으로 접근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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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7개 팀이 상과 함께 지원금을 받았는데 대부분이 그 동안 상금보다 더 큰 것을 얻었다는 반응이다. 길었던 5개월을 정리하며 주요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크로키의 김대윤 COO는 “글로벌 K-스타트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서비스와 제품에 대해 어떻게 포장하고 이용자나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에 대해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아이디어와 제품을 만드는 데에 신경을 많이 쓴다. 기술력이나 인프라가 좋은 국내에서 초반에 빛이 나는 사업이 많이 보이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이 빛을 더 갈고 닦고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가 됐다는 설명이다.

레진엔터테인먼의 권정혁 CTO는 해외에 나가 투자자들과 직접 이야기할 기회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 게 소득이라고 말했다. “해외 투자자를 연결해주겠다고 제안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직접 만나고 부딪쳐보니 직접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막연하게 겁내고 있었는데 해외 시장도 부딪혀 볼 만하다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사실 레진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K-스타트업의 다른 팀들과 경쟁이 되겠느냐는 시선도 있었다. 글로벌 K-스타트업의 아이디어 공모를 받던 지난 6월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해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빠르게 성장한 사례다.

돌아보면 모두가 스타트업으로 돈을 벌기 원하지만 정작 돈을 버는 스타트업도 별로 없고, 스타트업이 돈을 버는 것도 이상한 눈초리로 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스타트업도 사업이다. 레진코믹스는 어쨌든 성과를 아주 빠르게 내는 성공 사례로 달려가는 중이다. 권정혁 CTO도 스타트업이 만들어내는 성과를 지표로 어떻게 만들어내야 하는지 배울 창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엔씽 김혜연 CEO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엔씽은 사실 아이디어 단계에서 시작했는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멘토단의 도움으로 점차 비즈니스 모델이 정리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조금씩 성과가 나는 것 자체가 팀원들에게 사기를 북돋우는 효과도 있다고 전했다. 아직 졸업하지 않은 학생이지만 스타트업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들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결과물로 만들고 키워가는 사업 모델이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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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스타트업이 마무리되면서 대부분의 참여 스타트업들에게 투자를 타진하는 제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특허나 비즈니스 제휴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아직 성과라고 할 것은 없지만, 6월부터 11월까지 5개월 만에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건 틀림없다.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온 인터넷진흥원의 소회도 들어보자.

오동환 인터넷산업기획팀장은 “글로벌 K-스타트업은 창의성, 상품화 가능성, 그리고 글로벌 진출의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단순히 평가만 하는 것이 아니라 5개월간 멘토들이 1대1로 붙어 사업 전략과 개발 방향등에 대해 조언하는 과정에서 오는 성과의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또한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규모나 범위가 넓은 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스타트업의 고민을 모두 해결해주는 데는 아직 모자란 점이 많다”라며 “예비 창업자들의 수요와 꼭 알아야 할 사안에 대해 계속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곁에서 실무를 맡아 온 손문희 주임연구원은 “스타트업들과 처음부터 함께 해 왔는데 점점 심사를 거치면서 열정에 비해 어떤 것부터 해야 할지 몰랐던 모습에 비해 마무리 단계에 오니 각자 일에 체계가 잡혀가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라며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중에서 자기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로벌 K-스타트업은 마무리됐지만 스타트업들의 사업도, 미래부・인터넷진흥원・구글의 지원도, 멘토단들의 역할도 이어질 것이다. 아직 황무지 같은 스타트업 환경에 이들의 경험과 지식이 나눠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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