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텀, 2016. 07. 04 | [기사원문링크: http://platum.kr/archives/62467http://platum.kr/archives/62467 ]

“마술 같네요.”

2014년 영국에서 열린 ‘글로벌 K-스타트업 투자상담회’에 참석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어느 초기 스타트업이 언론으로부터 주목받았다. 대통령이 관심을 표한 대상은 당시 대학생 창업팀이었던 ‘엔씽(도시농업을 위한 IoT 제품 및 서비스 개발사)’이 개발한 스마트 화분 ‘플랜티’의 시제품이었다.

법인설립을 마친 2014년 1월 이후 엔씽은 스파크랩 엑셀러레이터 4기에 선정돼 초기 투자를 유치했고, 이어 트라이벨루가와 인탑스, KDB산업은행, 엠파워인베스트먼트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그리고 지난 해 5월에는 해외 진출 모멘텀 마련을 위해 킥스타터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으며, 약 10만 달러의 선주문을 받기도 했다.

이들이 목표로 하는 스마트가드닝 시장은 웰빙과 힐링에 이어 새로운 생활방식으로 주목받는 도시농업 분야다. 이 시장은 작지 않다. 전세계 8억 명, 미국 내 8500만 명, 국내 100만 명 이상이 도시농부로 활동하고 있다.

엔씽의 김혜연 대표를 만나 IOT를 활용한 스마트 가드닝과 도시형 스마트팜 산업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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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연 엔씽 대표

2년 전 인터뷰 당시 엔씽을 미디어 회사라고 소개했다.

변한건 없다. 지금도 동일하다. 다만 당시에는 정말 먼 훗날의 이야기였다면, 현재는 그 방향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간 엔씽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 지 궁금하다.

2014년 당시에는 플랜티가 시제품만 있었고, 그걸 가지고 유럽 쪽 VC와 투자협상이 진행중일 때다. 결론적으로 투자유치는 성사되지 않았다. (웃음)

지난 해 4월에는 킥스타터를 통해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다. 현지 법인이 필요해 미국 법인을 설립해 두었고. 바로 미국 진출을 하려 했다. 한국에서는 시장을 확대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킥스타터에서의 성과는 어땠나? 일본에서도 크라우드펀딩을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

650개가 완판 됐고, 금액으로는 10만 3천 달러(한화 약 1억 2천만 원)다. 일본에서도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있고, 50% 이상 달성됐다.

크라우드펀딩이 어떻게 기능했나?

우리에게 크라우드펀딩은 제품을 전 세계에 알린 시발점이다. 크라우드펀딩 과정에서 제조사, 유통사, 투자사가 연결됐고, 결과적으로 20개 이상의 글로벌 유통채널과 협력하게 됐다.

지난 달, 중국 엠파워 인베스트먼트로부터 6억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해 10월, 킥스타터에서 제품을 봤다며 처음 연락이 왔다. 산업은행(15년 4분기 20억 규모 투자 집행)과 같은 라운드로 들어오는 것으로 논의를 시작했지만, 두 회사의 의사결정 소요기간이 다르더라. 산업은행은 단기간에 마무리가 됐고, 중국은 이제서야 마무리가 된 거다.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특히 처음에 요구한 서류들이 너무 많아서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이 부분에 대해 토로하니 산업은행에 공유한 서류만 달라고 하더라. 결국 그걸로 투자결정이 났다.

엠파워 인베스트먼트가 엔씽에 투자한 이유는 무엇이라 보나?

큰 기조는 급변하는 중국 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유효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음식이나 조경, 가드닝 시장은 사회가 발전해야 함께 발전하는 분야다. 투자사는 이 부분을 보고 있었고. 엠파워는 O2O 분야에 주로 투자하던 VC다. 포트폴리오사 중 꽤 큰 신선식품 당일배송 서비스가 있었고, ‘중국판 백종원’도 있더라.

아그리테크(Agri-Tech)의 산업 밸류체인은 ‘팜투테이블(Farm to Table)’로 이해하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쿡방 같은 요리 콘텐츠나 음식 배달 등 ‘테이블’ 쪽에 많이 집중돼 발전했다. 엔싱은 ‘팜’ 쪽에 있는 거고. 투자사의 생각이 바로 팜투테이블이었다. 다만 그 팜이 진짜 농장이 아니라 테이블에 있는 작은 팜인 셈이다. 요리하면서 바로 테이블에 있는 바질을 따다 넣는 식인거다.

엔씽이 가진 로드맵도 산업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것인가?

맞다. 큰 맥락으로 보면 엔씽은 IoT스마트화분(플랜티)으로 시작했고, 개인용 스마트팜을 위한 서비스 및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시흥시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농장이 그 준비 과정이라 보면 된다. 지난 해 개발한 스마트 가드닝 센서 기술(2015년 11월 중소기업청 R&D 지원과제 선정)에 이어 본격적으로 IoT를 결합한 도시형 스마트팜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사용자 모두가 농부가 되는 거다. 귀농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도시에서도 먹거리를 키울 수 있는 걸 의미한다. ‘Farming’이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되는 거다. 개인용 스마트팜(Smart Farm)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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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방한한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서비스를 설명중인 김혜연 대표

엔씽은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는듯 싶다.  

한국에서 시장을 확대하는 것은 이른 것 같다.

기술력으로 생산성을 높여주는 접근이 국내에서 어려운 건가?

생산성을 높이면 대중화가 될 것 같은데, 아니더라. 지난 주 토요일에 농식물 영양제를 제조하는 어느 업체 대표를 만났다. 정말 어렵게 한 농가에 납품을 하게 됐다고 한다. 농가들은 원래 쓰던 걸 잘 바꾸지 않거든. 그 회사 영양제로 바꾸고 나서 그 농가가 대박이 났는데 그걸로 끝이었단다. 농가들은 본인이 해서 잘 된 것을 주변에 알리지 않는다더라. 영양제 통을 폐기할 때 조차 상표를 다 제거하고 불로 태운다 한다. 엄청난 생존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생산성을 아무리 높여도 농가에서 벌 수 있는 돈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성과 수익성이 완전히 다른 결에 있는 거다.

그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나?

수익성을 만들어 내는 게 1차 목표다. 그러려면 우리가 직접 해봐야 하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테스트를 하기 위해 직접 농장 운영을 하고 있다.

해외진출은 어디를 보고 있나?

처음에는 미국이나 유럽 쪽만 보고 있었는데, 최근 중국과 일본, 중동 쪽을 눈여겨 보고 있다.

이유라면?

성숙된 시장은 플레이어가 포화되어 있다는 이야기 아니겠나.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없는 거다. 중국이나 일본은 이제 조금씩 시장이 형성되는 시기이다. 시각을 조금 바꿔보니까 보이지 않는 게 보이더라. 그 과정에서 중국과 일본 현지 파트너들이 연결됐고. 해당 국가들은 제품으로 먼저 진출할 계획이다.

중동은 어떻게 진출할 계획인가?

중동은 재배기술로 진출할 계획이다. 원래 중동은 먹거리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형태였다. 사막에서 신선한 채소를 키우는게 어려우니까. 그런데 최근 먹거리를 직접 재배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고 있다. 국부펀드가 움직이고 있고. 이 흐름을 타려고 하는 거다. 우리가 여기서 농장을 운영하는 것처럼 중동의 빌딩이나 건물 옥상에서 농작물을 키우는 거다. 예전에 내가 우즈베키스탄에서 했던 게 이런 거였다. 다만 당시에는 온실 자재 수출만 했던 거고, 지금은 재배까지 하고 싶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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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씽이 농장 운영에 참여중인 ‘함께 green 농장’. 이곳에서 IoT를 결합한 도시형 스마트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농장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 스마트팜이라면 농장의 운영 방식이 기존과는 다를 것 같은데.

지금 테스트 하고 있는 건 아쿠아코닉스, 하이드로코닉스, 에어로코닉스이다. 물을 공급하는 방식이 나뉘는 거다.

원래 물이나 양분 등 농작물을 키우는 데에 필요한 요소들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었다. 그러다 비료를 통해 양분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고, 비닐하우스 개발로 온도를 어느 정도 조절하는 게 가능해졌다. 그런데 이 비닐하우스에 있는 토양이 흙이 아니라 인공토양이다. 여기에 양액을 흘리는 거고, 한번 흘려진 양액은 순환되지 않는다. 자원의 선순환이 일어나지 않았던 셈이다.

아쿠아코닉스나 하이드로코닉스, 에어로코닉스는 흙 자체가 필요 없다. 아쿠아코닉스를 예로 들면 스폰지로 식물의 뿌리만 잡아주고 물고기를 기른 물로 양분과 수분을 대신한다. 그 물이 순환이 되는 거고. 90%까지 물을 재사용할 수 있다. 물이 없는 곳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거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해 농장을 벗어나 실내나 지하 등에서도 키워보고 있다. 빛을 LED로 컨트롤 하는거다. 이렇게 하고 있는 곳이 일본의 소니, 샤프, 후지쯔 등 유명 전자회사들이 시도하고 있다. 반도체를 만들어 내는 과정과 꽤 비슷하거든. 이게 점점 현실성을 갖추게 되면 우리가 영화에서나 보던 화성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게 가능하게 된다. 인간이 모든 것을 컨트롤 할 수 있는 환경에서 농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거다.

그 과정에서 엔씽이 집중하고 있는 건 무엇인가?

일단 재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기록하려 한다. 다만 이게 1-2년 본다고 모을 수 있는 데이터가 아니기에 직접 해보는 거고. 어느정도 안착이 되면 서울 시내에도 오픈할 계획이다.

단기적 사업계획 및 비전을 말해달라. 국내와 국외를 나눠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플랜티라는 디바이스에서 서비스 및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해 나가는 거다. 디바이스 매출을 높이고 플랫폼 사업 매출을 안정화 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장기적으로는 디바이스와 서비스 플랫폼, 모바일 커머스를 연결하는 개인용 스마트팜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

현재 해외 시장에 제품 판매를 위한 인증절차를 받고 있다. 인증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간다. 중동을 제외한 해외에서는 제품 판매가 주가 될 듯 핏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조금 더 활발할 것 같다. 지금 말한 것이 이루어지는지 지켜봐 달라.

 

플래텀과 인크가 공동기획으로 스타트업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이 인터뷰는 플래텀과 인크 인사이트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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