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2017. 03. 03 | [기사원문링크: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1465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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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시대다. 대선 주자들은 청년들이 스타트업을 창업하도록 해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외치고 있다. 대기업들도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투자하겠다며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국가 전체적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붐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이에 대해 무관심하게 살아간다.

내 자식이, 내 배우자가 대기업이나 공무원 취업 등 ‘보장된 인생’에서 벗어나 스타트업을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매일경제 더비즈타임스는 스타트업 창업자 두 사람을 인터뷰해 구체적으로 그들이 어떤 단계를 거쳐 회사를 만들고 사업을 하게 됐는지를 들어봤다. 또 다양한 우리나라 스타트업 관련자들을 만나 ‘스타트업이 과연 대기업을 관두고 할 만한 일인가’ ‘취업 대신 스타트업을 택해도 되는가’ ‘대학 대신 스타트업을 준비해도 되는가’ 등에 대해서 물어봤다.

그들의 대답은 간단했다. 스타트업은 우선 ‘해볼 만한 일’이라는 것이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과거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창업할 수 있다. 또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창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도 많아졌다. 실패는 해도 인생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절대 ‘쉽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실패할 뿐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포기해야 할 것도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 인터뷰한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와 김혜연 엔씽 대표는 소위 스타트업 생태계를 바닥에서부터 밟아 차근차근 윗단계로 올라갔다. 원티드랩은 대부분 대기업을 다니다가 창업에 뛰어든 30대 남성들이 창업했다. 2015년 1월 정식으로 창업하고 약 2년 만에 800여 개의 기업고객을 가진 인재 채용 서비스 기업이 됐다. 벌써 30억여 원의 투자를 받았다.

김혜연 대표는 대학생 때 창업했다. ‘스마트 화분’이라는 아이디어로 스타트업 공모전에서 받은 4000만원 상금을 바탕으로 킥스타터(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품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선주문을 받는 사이트)에서 매출 10만달러(약 1억원)를 먼저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의 투자자(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아 제품을 직접 생산했다. 아이디어가 제품이 되는 데 3년이 걸렸다.

창업자들 사이에서 창업의 최대 장애물은 ‘엄마’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부모의 반대를 물리치기가 가장 어렵다는 뜻이다. 많은 부모가 사업을 한다고 하면 부모님에게 돈을 빌리거나, 은행에서 대출받는 것을 상상한다. 그리고 연대보증에 걸려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패가망신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 5~6년간 한국에서는 소위 스타트업 생태계라는 것이 등장했다. 이는 창업에 대한 기술과 아이디어, 열정이 있는 젊은이가 돈이 없고 인재가 없으며 조직이 없어도 회사를 만들고, 기술과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상품과 서비스로 만들 수 있게 해주는 환경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좋은 대학에 가려면 종합생활기록부를 잘 관리하면서 대치동 학원에 다니는 것이 알려진 방법이고, 공무원이 되려면 노량진 학원가로 가서 공부해 시험에 합격하면 되는 것처럼 스타트업도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길이 있다. 물론 그것만이 유일한 길은 아니며 그 길에서 남들보다 훨씬 잘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먼저 창업자들이 모이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과거 벤처붐이 일었던 테헤란로에는 현재 마루180, 디캠프, 구글캠퍼스 등과 같은 개방된 스타트업 창업 지원 공간(허브)이 있다. 이곳에 위치한 카페(공유 공간)에 가면 창업을 하고자 하는 지망생, 창업 기업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 창업자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멘토가 모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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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허브에서는 심사를 거쳐 좋은 사업 아이디어가 있는 창업자들이 출근해서 일할 수 있는 사무실도 제공해준다. 스타트업 허브처럼 개방돼 있지 않지만 심사를 거쳐 사무실을 제공해주는 전문적인 인큐베이터(스타트업을 보육해준다는 의미)가 강남뿐 아니라 전국에 수십 곳이 존재한다. 아예 전문적으로 스타트업을 기업으로 키우는 기관들도 있다. 소위 액셀러레이터(비즈니스를 가속화해준다는 의미)다. 소액의 투자와 함께 집중적인 멘토링을 통해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을 진짜 사업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 같은 창업 지원 공간을 본떠 정부에서 전국 18곳에 만든 것이 소위 ‘창조경제혁신센터’다.

이 대표와 김 대표는 월급도 없이 자신의 돈을 쓰면서 일해야 했지만 많은 대출을 받거나 이를 통해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 언제든지 두 회사는 망할 수 있지만 이들은 짧은 시간에 대기업에 안주하거나 공무원으로 취업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배웠다.

원티드랩·엔씽과 비슷한 단계에 오른 수천 개의 스타트업 중 정말 소수는 주식을 상장(IPO)하거나 더 큰 대기업에 팔려서 창업자에게 큰 부를 안겨줄 수 있다. 그리고 더 소수는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 될 수 있고, 그중에서 기적적으로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 나올 수도 있다.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을 창업한 것은 2004년 2월이다. 8년 후인 2012년 주식시장에 상장했을 때 기업가치는 1040억달러(약 117조원)였다. 다시 5년이 지난 지금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는 3910억달러(약 442조원)다. 기하급수적(exponential) 속도로 성장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모든 스타트업의 목표다.

이 대표와 김 대표 정도만 해도 수많은 스타트업 중 정말 소수의 성공 사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자와 엔젤투자자(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무작정 창업에 도전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이제는 직장이 평생을 책임지지 못하는 시대가 됐고 다양한 경험을 해 본 사람이 인정받기도 하는 시대가 됐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스타트업이 안전해지면서 너무 쉽게 보이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이제 창업을 교육의 일부로 봐야 한다는 설명도 나온다.

아직 졸업조차 하지 않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에게도 창업 경험은 교육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황병선 빅뱅엔젤스 창업자 겸 대표는 “중·고등학생 때는 좋은 대학에 가려고 공부를 하고 대학에 가서는 좋은 회사에 가려고 공부를 한다. 하지만 정작 기업에서는 필요한 인재가 없다고 한다”면서 “결국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스타트업 창업자처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비즈니스를 할 줄 아는 인재”라고 설명했다. 그는 “취업을 위해 학원을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창업을 해 본 경험은 본인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서 “그런 점에서 창업은 (취업이 목적인) 대학과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덕주 기자 / 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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