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2017. 03. 03 | [기사원문링크: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146578 ]
■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
페북서 100명 친구 초대해 창업…2년만에 SK텔 등 800社가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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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부터 현재에까지 이르게 된 과정을 설명해달라.

▷대학(서울대 경영학과)을 졸업하고 액센츄어에서 6년간 일하다가 2013년 회사를 나와 창업을 준비했다. 그전부터 준비했지만 2015년 1월 다른 공동창업자들과 정식으로 팀을 꾸렸다. 디캠프에 한 2개월, 마루180에서는 스파크랩스의 지원을 받아 3개월, 그다음 구글캠퍼스가 처음 생길 때 들어가서 6개월 있었다.

―디캠프에서는 입주해 있었던 건가.

▷디캠프는 입주했던 건 아니고 무료 협업 공간을 이용했다.

여기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아이디어를 확정하고 나왔다. 이게 2014년 11월이다. 그걸 갖고 이제 액셀러레이터를 찾아다니다가 스파크랩스에 들어갔고 여기서 성과를 내 구글캠퍼스에도 뽑히게 된 것 같다.

―원티드는 어떤 서비스인가.

▷한마디로 지인 추천 채용 서비스다. 기업이 내건 구인공고를 보고 주변의 적합한 인재를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추천자가 실제 해당 기업에 취직하면 추천자와 취업자에게 최대 500만원의 보상을 준다. 배달의민족, 카카오, 디즈니,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SK텔레콤 등 총 800여 개사가 고객이다.

―원티드라는 서비스를 만드는 데는 얼마나 걸렸나.

▷작년 1월에 아이디어가 나왔고, 투자설명서를 들고 투자자 액셀러레이터를 찾아다니며 설명했다. 먼저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고 친구 100명을 초대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채용공고를 올리길 원하는 회사들을 찾아다녔다. 하나의 포스팅과 100명의 친구로 시작한 것이다. 페북에서 나와 지금과 같은 형태의 독립적인 시스템이 된 것은 재작년 5월이다.

―투자는 어디로부터 받았나. 

▷베타 버전 서비스를 시작하고 4개월 만인 9월에 KTB네트워크, 미래에셋벤처투자, 스톤브릿지캐피탈로부터 17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일본에도 자회사를 설립했는데 3곳의 기업으로부터 10억원을 투자받았다.

―스타트업 지원 공간에 입주하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에 조언한다면.

▷구글캠퍼스는 너무 좋은 공간이다. 스타트업에는 일종의 광화문광장 같은 곳으로 앉아만 있어도 누군가가 찾아온다. 기업·투자자·유저·개발자·디자이너가 모일 수 있는 공간이다. 이벤트도 많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여기에 있다는 것 자체가 신뢰도를 높이는 브랜드가 된다. 그리고 4~5명이 있을 때의 스타트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다른 팀들과 고민을 나눌 수 있다.

―자금 조달은 어떻게 했나.

▷창업자끼리 돈을 모아 법인 통장에 넣어놓고 각자 알아서 생활했다. 처음에 모은 돈이 5000만원이었다. 지난해 10월까지는 공동창업자 모두 월급을 받아보지 못했다.

―4명 공동창업자별로 역할은.

▷경영 1명, 개발자 2명, 디자인 1명으로 구성돼 있고 제가 경영을 맡았다. 알던 사이가 아니라 지인 추천으로 만났기 때문에 무엇을 잘하는지는 서로 신뢰가 확고하지 않았다. 처음엔 좌충우돌하다가 경험이 쌓이면서 신뢰가 많이 쌓인 것 같다.

―스타트업 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복잡한 감정이 든다. 이제는 (창업을 하면) 트랙이 정해져 있다. 과거에는 스타트업을 나오면 불안한 게 있었는데 이제는 창업을 해본 사람이 인정을 받기도 하는 시대가 됐다. 다들 창업이 쉬워 나도 쿨해 보이는 스타트업을 한다고 생각하면 창업이 너무 쉽게 보이지 않을까.

―대학생들에게 창업을 추천해주겠는가.

▷나는 36세에 창업했다. 운이 좋으면 될 수도 있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서는 사회적인 경험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B2B는 무조건 그렇고 B2C도 사람의 심리와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면 수월하다. 30대 중반에 창업하게 되면 회사에서 아이템을 충분히 생각해보고 전문지식을 가진 분들이 많다. 학생 창업이 답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창업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 반대는 없었나.

▷저는 부모님이 반대하실 틈이 없었다. 말씀 안 드리고 회사를 나왔다. 2개월 뒤에 어머니가 회사를 나왔느냐고 물어봐서 나왔다고 하니까 “네가 미쳤구나” 하시더라(웃음). 창업 초기에는 ‘스타트업 정신을 느껴야지’ 이러면서 회색티, 반팔 회색티 똑같은 거 5벌을 사놓고 입고 다녔다. 집 앞 맛집에서 메밀국수를 먹고 있는데 엄마가 성당 친구들과 함께 들어오셨다. 추레한 저의 모습을 보고 너무 화가 나셔서 “왜 이러고 있느냐”고 하셨다. 친구분이 불쌍하게 여기셨는지 계산해주고 가셨다.

―다른 창업자는 비슷한 경험을 했나.

▷황리건 이사는 쌍둥이까지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됐는데, 창업할 당시 아내의 동의를 얻기 위해 3년 정도 설득했다고 한다. 좋은 직장(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다가 나왔는데 안타깝기도 하다.

■ 김혜연 엔씽 대표
“물주세요” 알려주는 스마트화분, IoT열풍 타고 투자도 뿌리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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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부터 현재까지 이르게 된 과정을 설명해 달라.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다.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를 좋아했는데 고등학교 때 과학경시대회에서 상을 타서 방학 중 카이스트 영재교육을 받았다. 그때 대한민국청소년벤처인 연합회 모임에 가본 적이 있었는데 고등학생들이 정장 입고 명함 주고 하는 것이 멋져 보였다. 그때 막연하게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군대를 마치고 2011년에 처음으로 창업을 했다. 반려동물 네임태그와 실제 제품을 온라인에 리스트업 해놓고 찾을 수 있는 제품이었다.

―결과는 어땠나. 

▷망해서 1년3개월 만에 정리하게 됐다. 그런데 우연히 사물인터넷(IoT)을 알게 됐고 예전에 외삼촌 농장에서 일해본 경험을 살려 IoT 화분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걸 가지고 미래창조과학부와 구글이 같이하는 글로벌 K스타트업 공모전에 지원했다. 2013년 7월이다. 세 장짜리 사업계획서였는데 500개 기업 중 최우수상(2등)을 받아 4000만원을 상금으로 받았다. 그걸 자본금으로 삼아 2014년 1월 회사를 만들게 됐다.

그해 9월에 스파크랩 액셀러레이터에 선정되면서 첫 투자를 받고 한양대 ERICA 캠퍼스에서 마루180에 입주했다. 그걸 기반으로 투자도 받고 2015년 5월 킥스타터를 통해 10만달러(약 1억원) 선주문을 받았다. 그때쯤 마루180에서 디캠프로 이동했다. 이후 중국 벤처캐피털(VC), KDB산업은행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4월에 플랜티(IoT 화분) 1차 주문 물량을 배송 완료했다.

―플랜티는 어떤 제품인가.

▷스마트 화분이다. 식물을 죽이는 것은 물을 너무 많이 주거나 너무 적게 주기 때문인데 센서가 있어서 언제 물을 줘야 하는지 스마트폰을 통해 알려준다. 화분에 물통이 있다. 내 화분뿐 아니라 친구 화분에도 물을 줄 수 있어서 연인끼리 식물을 키울 수도 있다. 가격이 10만원 정도해서 아직 대중적인 제품은 아니다.

―아이디어에 불과했던 것을 상품화하고 어엿한 기업이 되는 데 3년이 걸린 셈이다. 

▷처음 개발할 때 프로젝트명이 IoT 화분이었다. 프로토 타입일 뿐 제품은 아니었다. 근데 그때 구글이 네스트라는 IoT 회사를 인수하면서 IoT의 가능성이 3조원이라는 구체적인 가능성으로 나타났다. 그때 한국에서 IoT 열풍이 불었는데 막상 국내에는 IoT 제품이 거의 없었다.

우리가 글로벌 K스타트업에서 우승하면서 ‘구글이 선택한 한국의 IoT 스타트업’으로 알려지게 됐고 수많은 인터뷰를 했다. 2014년에는 판매하는 제품도 없었는데 인터뷰를 통해 미디어에 엄청나게 노출됐다. 매경의 2014년 국민보고대회 주제가 IoT였는데 거기도 소개됐다. 그다음에는 마루180이나 디캠프에 소속돼 있다 보니 거기서도 홍보가 됐다. 킥스타터를 하면서 크라우드 펀딩 성공 사례로 연결됐고 최근에는 스마트농업이 유행하면서 또 알려지고 있다.

―미디어 노출이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스타트업이라면 더 많이 언론에 노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처음 창업했을 때는 기사를 내고 싶어도 아무 방법이 없었다. 비즈니스를 하려면 결국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한데 언론이나 방송에 나오면 엄청나게 노출된다.

―스타트업 지원 공간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를 하려면 무조건 네트워크를 얻어야 한다. 스타트업은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다. 저희도 생존이 목표인 초기 회사에 불과하지만 후배나 주변 사람들이 물어본다. 그러면 나는 창업을 연애에 비유한다. 집에 앉아서 연애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연애를 할 수 없다. 길거리에 나가서 이상형을 만나서 말을 걸든, 소개팅을 하든지 해야 한다. 사업도 개발자, 투자자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스타트업 창업자로 산다는 건 어떤 것인가. 

▷후배들이 창업하고 싶다고 찾아오면 여자친구가 있느냐고 물어본다. 세상이 공평하지가 않고 이것저것 다 할 수가 없다. 회사를 하면서 개인적인 시간이 없어서 여자친구를 만나거나 결혼을 생각할 수가 없다(김 대표는 창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대학에서 제적된 상태다).

사실 이게 불안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안정이라는 의미 자체가 루틴한 삶을 산다는 것이 아니라 위험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본다. 자전거를 계속 타다 보면 조금씩 넘어질 수는 있지만 안전하게 탈 수 있는 방법을 배운다. 많은 사람이 회사에 속해 있을 때는 안전하다고 느끼지만 그 회사에서 나오면 뭘 할지 아무것도 모른다. 스타트업을 하면서 어떻게 물건을 팔고 어떻게 광고를 하는지를 배웠다. 회사를 만들고 제품을 내는 데 3년이 걸린 것을 이제는 6개월, 1년이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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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주 기자 / 김수영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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